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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가을배추] 17편: 배추 붕소결핍 증상, 줄기 갈라짐과 생육 장애가 생기는 이유

by 텃밭 농부 2026. 8. 12.

[가을배추] 17편: 배추 붕소결핍 증상, 줄기 갈라짐과 생육 장애가 생기는 이유

배추 겉잎은 무성하고 푸른데, 막상 속잎 줄기 안쪽을 살짝 재껴보니 검은 가로 줄무늬가 그어져 있거나 줄기가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툭툭 터져 있는 현상을 목격하셨나요? 겉보기에는 아주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 같아서 방심했다가, 속을 까보았을 때 잎자루 안쪽에 까맣게 코르크처럼 딱딱하게 변한 흔적을 보면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배추 잎자루 안쪽에 검게 갈라진 가로 줄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 붕소결핍 증상 현장
배추 줄기 안쪽의 붕소결핍 검은 가로 줄무늬와 갈라짐 현상

📉 배추 줄기가 갈라지고 속이 안 차는 진짜 이유

배추 줄기가 세로가 아닌 '가로'로 툭툭 갈라지고, 잎자루 안쪽에 검은색 거친 줄무늬가 생기는 현상은 전형적인 붕소 결핍 증상입니다. 붕소는 배추가 필요로 하는 양 중에서 극히 적은 양만 요구되는 미량요소입니다. 하지만 역할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식물체 내에서 붕소는 세포벽을 만들어내고, 잎에서 합성된 당분을 뿌리와 속잎으로 이동시키는 '수송선'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붕소가 모자라면 세포가 정상적으로 늘어나지 못하고 단단하게 고정되어 버립니다. 배추 속이 자라면서 잎이 늘어나야 할 시기에 세포벽이 신축성을 잃으니, 세포가 견디지 못하고 툭툭 터져 나가며 가로로 균열이 생기는 것입니다. 동시에 상처 입은 세포 조직이 산화하면서 검은 코르크 형태로 변해 버립니다.

🔍 내 밭의 배추 상태, 눈으로 정확하게 확인하기

붕소 결핍은 병균이 침투한 병해와는 양상이 확연히 다릅니다. 진물이나 비린 악취가 나지 않으면서 건조하게 갈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 바로 밭으로 가셔서 배추 중통 잎을 살짝 제끼고 아래 항목을 관찰하세요.

  • 줄기 안쪽 검은 가로선: 잎자루(줄기) 내부를 보면 마치 칼로 흠집을 낸 듯 가로 방향으로 까만 금이 그어져 있습니다.
  • 생장점 멈춤과 속잎 비틀림: 배추 한가운데에서 나오는 어린 새잎이 펴지지 못하고 끝이 말리거나 오그라듭니다.
  • 줄기의 가뭄 현상: 잎자루를 손으로 살짝 젖혔을 때 유연하게 굽혀지지 않고 '탁' 소리를 내며 쉽게 부러집니다.
  • 속잎의 생육 정지: 겉잎만 커지고 속이 차오르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며 배추 속이 텅 비어 있습니다.

배추 줄기 갈라짐과 잎끝 탄 현상을 구분하는 생리장해 진단 비교 삽화
배추 붕소결핍과 칼슘결핍, 과습 피해 진단 비교 구조

🚨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1순위 원인

밭에 붕사 비료를 안 넣어서 결핍이 온 것일까요? 물론 토양 자체에 붕소가 부족한 경우도 많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밭에 붕소는 있는데 배추가 먹지 못하는 상황"이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가장 1순위 원인은 바로 토양의 건조와 석회(칼슘)의 과다 사용입니다.

붕소는 토양 속 수분을 타고 뿌리로 흡수되는 성질이 매우 강합니다. 배추 속이 본격적으로 차오르는 9월 하순부터 10월 사이 가뭄이 찾아와 흙이 바짝 마르면, 토양에 붕소가 아무리 많아도 뿌리가 이를 흡수할 수 없습니다. 또한 밭을 만들 때 배추 석회결핍을 막겠다고 석회질 비료를 기준치 이상으로 너무 많이 넣으면, 토양 산도(pH)가 알칼리성으로 기울면서 붕소가 토양 입자에 강하게 결합해 버립니다. 결국 뿌리가 붕소를 끌어당기지 못하는 '길항작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토양 및 환경 조건 붕소 흡수 상태 주요 발생 증상
토양 수분 적정 (60~70%) + pH 6.0~6.5 정상 흡수 줄기가 매끄럽고 속이 촘촘하게 차오름
가뭄으로 인한 토양 건조 흡수 불능 줄기 안쪽 가로 갈라짐, 검은 줄무늬 발생
석회(칼슘) 퇴비 과다 투입 (pH 7.0 이상) 불용화 (결합) 새잎 오그라듦, 잎자루 부러짐 현상
비가 자주 내려 유기물 유실 토양 내 유실 생장점 찌그러짐, 결구 지연

🛠️ 응급 처방! 지금 당장 해결하는 방법

이미 배추 줄기에 검은 가로선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흙에 알갱이 붕사 비료를 뿌리는 방식으로는 늦습니다. 붕소는 식물체 내에서 이동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잎에 직접 넣어주는 '엽면시비'가 유일하고 확실한 응급 해결책입니다.

  1. 수용성 붕소( 또는 엽면시비용 붕사) 준비: 시중 농약사나 자재 마트에서 판매하는 엽면시비용 붕소 제제를 구합니다. (알갱이 붕사는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미지근한 물에 미리 완벽히 녹여야 합니다.)
  2. 희석 비율 준수: 물 20리터(말통 하나) 기준 붕소 10g~20g(티스푼 기준 약 2~4스푼) 정도를 아주 옅게 틉니다. 붕소는 과다 사용 시 잎 가장자리가 하얗게 타버리는 중독 증상이 생기므로 절대로 욕심내어 진하게 타면 안 됩니다.
  3. 살포 방법: 바람이 없는 살살한 아침이나 해가 질 무렵, 배추 생장점(속잎)과 잎자루 안쪽까지 약액이 흠뻑 젖도록 정성껏 분무해 줍니다. 4~5일 간격으로 2회 정도 반복합니다.
  4. 수분 공급 동반: 엽면시비와 함께 밭에 점적 관수나 물주기를 시행하여 토양 수분을 올려주어야 뿌리에서도 붕소를 다듬어 올리기 시작합니다.

🌿 차후 경과 관찰과 예방 관리

응급 엽면시비를 마쳤다면 3~4일 뒤 생장점 한가운데에서 올라오는 아주 어린 새잎을 관찰하세요. 새로 나오는 잎에 검은 갈라짐이 없고 맑은 연두색을 띠며 부드럽게 펴진다면 응급 처방이 완벽히 작용한 것입니다. 이미 검게 갈라진 겉줄기는 다시 원상복구되지 않지만, 새로 차오르는 속잎이 건강하게 자라면 김장용 배추로 사용하셨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향후 이러한 생리장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밭 만들기 단계인 '밑거름' 시기로 돌아가야 합니다. 밭을 일굴 때 30평당 알갱이 붕사 100g~150g 정도를 밑거름 퇴비와 함께 밭 전체에 골고루 흩어 뿌려주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붕사 100g은 종이컵 반 컵 정도의 아주 적은 양입니다. 이 작은 한 컵이 배추 한 해 농사의 결구를 결정짓습니다.

✅ 실전 점검 체크리스트

  • 배추 잎자루 안쪽에 검은색 가로 균열이나 줄무늬가 보이는가?
  • 손으로 잎자루를 구부렸을 때 유연하지 않고 툭 부러지는가?
  • 최근 일주일 이상 밭흙이 바짝 마른 상태로 방치되었는가?
  • 밭을 만들 때 석회 비료를 기재된 기준량보다 과도하게 투입했는가?
  • 붕소 희석액을 준비할 때 정해진 용량(물 20L당 10~20g)을 정확히 계량했는가?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붕소결핍이 온 배추, 나중에 김장해서 먹어도 인체에 해롭지 않나요?

A1. 전혀 해롭지 않습니다. 붕소 결핍은 병균이나 세균에 의한 병이 아니라, 식물의 영양 불균형으로 세포벽이 갈라진 생리장해일 뿐입니다. 검게 변한 잎자루 안쪽 부분만 칼로 살짝 도려내고 김치를 담그시면 맛과 영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Q2. 붕사 비료가 없는데 집에 있는 칼슘제로 대신해도 되나요?

A2. 안 됩니다. 칼슘과 붕소는 완전히 다른 영양소입니다. 오히려 붕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칼슘만 계속 주면 붕소 흡수가 더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붕소'가 함유된 영양제나 수용성 붕소 단제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시중에 칼슘과 붕소가 함께 들어있는 '칼슘붕소' 제제를 사용하시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됩니다.

Q3. 알갱이 붕사를 지금이라도 배추 포기 옆에 땅을 파고 묻어주면 안 되나요?

A3. 추천하지 않습니다. 땅에 뿌리는 밑거름용 붕사는 녹아서 뿌리로 이동해 효과를 보기까지 최소 몇 주 이상 걸립니다. 이미 생육 중기에 결핍 증상이 눈으로 보인다면 뿌리 흡수만으로는 속도를 맞출 수 없으므로 반드시 물에 타서 잎에 뿌리는 엽면시비를 하셔야 합니다.

🎯 오늘 당장 해야 할 일 (Action Step)

  1. 배추밭으로 나가 속잎 안쪽 줄기를 3~4포기 제껴보고 검은 가로 줄무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2. 밭흙을 손으로 쥐어보아 부스러질 정도로 마르고 가물었다면 즉시 포기 사이에 물을 충분히 대어 주세요.
  3. 증상이 확인되었다면 물 20리터에 붕소 10g을 옅게 타서 속잎까지 젖도록 즉시 엽면시비하세요.

이 세 가지 단계만 오늘 바로 실천해 주셔도, 배추 속이 텅 비거나 줄기가 터져 못 쓰는 사태를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습니다.

배추 줄기 갈라짐과 붕소 결핍을 해결하고 나면 한숨 돌릴 수 있지만, 늦가을에 접어들수록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옵니다. 바로 갑작스러운 아침 서리와 영하권 강추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을 때 배추가 얼어붙지 않고 버티는 생리적 원리와, 서리 피해를 막아내는 실전 방한 관리법을 명쾌하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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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 가을배추 편 마스터 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