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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고추] 22편: 고추 2차 웃거름 간격, 헛골에 비료를 뿌리는 목적

by 텃밭 농부 2026. 9. 18.

1차 웃거름을 주고 한 달쯤 지나면 밭에 서 있는 고추들이 어른 허리 높이까지 훌쩍 자라납니다. 가지마다 손가락만 한 풋고추들이 빽빽하게 매달리고 위쪽 갈림길에서는 새로운 꽃들이 쉼 없이 피어납니다. 이때 다시 비료 포대를 들고 밭으로 나서지만, 1차 때처럼 비닐 멀칭을 뚫고 포기 사이에 구멍을 파야 할지 아니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고랑 바닥에 흩뿌려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사람 발길에 흙이 밟히는 헛골에 비료를 뿌리면 비료가 낭비되거나 작물에 닿지 않을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1차 웃거름 때처럼 비닐 속 좁은 틈새에 비료를 억지로 찔러 넣는 농부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두둑 속으로 비료를 계속 밀어 넣으면 땅속에 빽빽하게 들어찬 뿌리를 모조리 태워버리고, 정작 사방으로 길게 뻗어나간 왕성한 잔뿌리들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굶주리게 됩니다.

 

어른 허리 높이로 자란 고추 두둑 사이의 고랑 헛골 바닥에 2차 웃거름 비료를 고르게 흩뿌리는 텃밭

 

🌿 2차 추비 시기 땅속 뿌리가 고랑으로 뛰쳐나오는 생리적 이유

정식 후 50일에서 60일이 지나면 고추는 일생 중 가장 많은 영양분을 소모하는 대량 착과기에 진입합니다. 지하부의 뿌리는 지상부의 나뭇가지 폭보다 훨씬 넓게 퍼져나가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미 두둑 비닐 속 흙은 먼저 자라난 굵은 뿌리들로 빈틈없이 들어차 새로운 잔뿌리가 뻗어나갈 공간과 산소가 부족해집니다. 이때 식물체는 살기 위해 두둑 옆구리를 뚫고 사람이 밟고 지나다니는 고랑 바닥의 헛골 흙속으로 하얗고 여린 흡수근들을 대거 밀어냅니다. 헛골 바닥 흙을 5cm만 살짝 긁어보아도 하얀 실뿌리들이 거미줄처럼 엉켜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헛골에 비료를 뿌리는 행동은 허공에 거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밥그릇을 두둑 밖으로 넓혀 나온 잔뿌리들의 입 앞에 양분을 차려주는 작업입니다.

🔍 2차 웃거름 적기를 알리는 3가지 현장 판별 기준

달력의 날짜만 맹신하기보다 나무의 결실 상태와 잎의 색채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웃거름이 필요한 정확한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가장 명확한 기준은 방아다리 위 2차, 3차 갈림길에 달린 열매의 착색 및 비대 상태입니다. 1차 웃거름을 준 뒤 25일에서 30일이 지난 시점으로, 나무 전체에 매달린 풋고추의 수가 포기당 20~30개 이상으로 늘어나고 열매가 묵직하게 살이 차올랐을 때가 2차 웃거름의 적기입니다. 열매가 쏟아져 나오는 이 시기에 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나무는 즉각 성장을 멈춥니다.

 

두 번째는 줄기 최상단 생장점 잎의 색상과 두께입니다. 정상적인 나무는 꼭대기 잎이 짙은 암녹색의 광택을 띠지만, 1차 밑거름과 추비의 약효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상단부 새순의 잎 색깔이 맑은 연두색으로 옅어지며 잎 두께가 종이처럼 얇아집니다. 세 번째는 고추 열매 끝부분의 광택 저하와 미세한 주름입니다. 영양이 부족해지면 고추 표면의 윤기가 사라지고 탁한 녹색을 띠며, 새로 피어나는 꽃의 크기가 엄지손톱 크기에서 새끼손톱 크기로 눈에 띄게 작아집니다.

 

판별 항목 2차 웃거름 적기 신호 양분 과다 상태 (시비 보류) 양분 고갈 위험 상태
착과량 및 열매 크기 2~3차 열매 20개 이상 비대 잎만 무성하고 열매 적음 열매 비대 멈춤, 얇은 과육
상단부 새순 엽색 연녹색으로 옅어지기 시작 검푸른 흑녹색, 잎 말림 샛노란 탈색, 낙엽 발생
꽃봉오리 크기 및 수 마디마다 2~3개 형성 개화 후 꽃이 노랗게 낙화 꽃 수 급감, 꽃대 가늘어짐
고랑 바닥 뿌리 확인 흙 살짝 긁으면 흰 잔뿌리 노출 잔뿌리 미약, 두둑 내 잔류 잔뿌리가 갈색으로 노화

🧪 2차 때 두둑 비닐 속을 고집하면 망하는 1순위 원인

2차 웃거름을 헛골에 뿌리지 않고 1차 때처럼 두둑 비닐 속에 계속 찔러 넣었을 때 작물이 주저앉는 1순위 원인은 '두둑 내부 밀폐 공간의 고농도 염류 집적과 잔뿌리 대량 괴사'입니다.

 

고추 뿌리가 두둑을 넘어 고랑 바닥까지 넓게 퍼진 상태에서 헛골 비료가 잔뿌리로 흡수되는 원리를 설명

 

정식 두 달 차의 두둑 내부는 이미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1차 웃거름의 잔류 염류가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좁아진 공간에 다시 화학비료 알갱이를 밀어 넣으면, 그 좁은 구덩이 주변으로 모여 있던 뿌리들이 고농도 삼투압을 견디지 못하고 단 하룻밤 사이에 새카맣게 타들어 갑니다.

 

뿌리가 타버리면 식물체는 수분 흡수를 중단하고, 열매에 공급되던 칼슘과 무기 양분의 통로가 완전히 차단됩니다. 그 결과 멀쩡하던 고추 끝이 물러 터지는 배꼽썩음과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잎 가장자리가 타들어가며 나무 전체가 조기 노화에 빠져듭니다.

🚶 1차 후 25~30일 간격, 헛골에 안전하게 뿌리는 3단계 시비법

헛골 시비는 작업 속도가 빠르고 효과가 뛰어나지만, 비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빗물에 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정밀한 작업 요령이 필요합니다.

 

고추 고랑 바닥에 복합비료를 고르게 흩뿌린 뒤 괭이로 바닥 흙을 살짝 긁어 비료를 덮어주는 모습

 

1차 웃거름을 준 날로부터 25일에서 30일 간격을 두고 2차 시비를 진행합니다. 날씨가 무덥고 비가 자주 내려 생육이 빠르다면 20~25일 간격으로 조금 당기고, 가뭄으로 생육이 정체되었다면 30일 안팎으로 맞춥니다.

 

비료는 질소 성분과 함께 열매의 살을 찌우고 껍질을 두껍게 만드는 칼륨(가리) 함량이 높은 고추 전용 추비 비료나 '엔케이(NK)' 복합비료를 선택합니다. 살포량은 10평(약 33제곱미터) 기준으로 성인 손으로 가볍게 쥐어 약 1kg에서 1.5kg 안팎, 즉 고추 한 포기당 약 20g에서 25g 수준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고랑 바닥 전체에 균일하게 흩뿌립니다.

 

비료를 뿌린 직후 쇠갈퀴나 괭이를 이용해 고랑 바닥의 흙을 1~2cm 깊이로 가볍게 긁어 비료 알갱이와 흙을 섞어줍니다. 비료가 맨바닥에 노출되어 햇볕을 받으면 질소 성분이 암모니아 가스로 증발하여 비효가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흙과 가볍게 섞어주어야 땅속 습기에 의해 비료가 서서히 녹아 고랑 바닥에 깔린 잔뿌리들로 안전하게 흡수됩니다.

🛠️ 헛골에 비료를 뿌린 뒤 비가 오지 않고 가물 때의 대처

헛골에 비료를 정성껏 뿌려두었는데 일기예보와 달리 비가 내리지 않고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다면 비료가 마른 흙 위에서 굳어버리므로 발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물 호스를 길게 끌어와 고랑 바닥을 향해 안개 분무하듯 부드럽게 물을 뿌려줍니다. 비료 알갱이가 튀어 고추 잎에 닿지 않도록 수압을 낮추고, 바닥 흙이 흠뻑 젖어 비료가 투명하게 녹아들 때까지 고랑 전체를 적셔줍니다.

 

점적관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면 점적 밸브를 40분간 가동하여 두둑 내부에서 밖으로 수분이 배어 나오도록 유도합니다. 두둑 속에서 흘러나온 수분과 헛골의 비료가 만나 토양 모세관을 타고 뿌리 권역 전체로 비료물이 균일하게 확산합니다.

 

가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비료를 뿌린 고랑 바닥 위에 볏짚이나 차광막, 부직포를 덮어줍니다. 햇볕에 의한 토양 수분 증발을 차단하고 흙속 습도를 보존하여 비료가 서서히 녹아 잔뿌리를 유인하도록 돕습니다.

🌿 헛골 시비 후 7일간 나타나는 드라마틱한 수세 변화

고랑 바닥에 차려진 양분을 흡수한 고추는 일주일 사이에 밭 전체가 푸른 바다처럼 변하는 폭발적인 세력 확장을 보여줍니다.

 

시비 후 2~3일 차가 되면 고랑 바닥으로 뻗어 나온 하얀 잔뿌리들이 질소와 칼륨 성분을 빨아올리며 상단부 새순의 색깔이 맑은 연녹색에서 묵직하고 윤기 있는 암녹색으로 짙어집니다. 영양 공급이 재개되면서 잎의 두께가 도톰해지고 한낮의 불볕더위 속에서도 잎이 아래로 늘어지지 않습니다.

 

5일에서 7일 차에 접어들면 방아다리 위쪽 3차, 4차 갈림길마다 하얀 꽃망울이 굵직하게 터져 나오고, 먼저 매달려 있던 고추들이 하루가 다르게 두꺼워지며 아래로 곧게 뻗어나갑니다. 고랑 바닥을 다시 살짝 들춰보면 비료 알갱이가 녹아 사라진 자리에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모세관 뿌리들이 융단처럼 빽빽하게 깔려 한여름 폭염을 버텨낼 강력한 영양 흡수 엔진을 완성합니다.

 

헛골 2차 웃거름을 성공적으로 흡수하여 어른 키만큼 높게 자라 굵은 고추를 주렁주렁 매단 건강한 밭이랑

 

🛡️ 헛골 2차 웃거름 작업 시 실패를 막는 3대 원칙

헛골 시비는 작물의 뿌리가 직접 노출된 공간을 다루는 작업인 만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첫째, 비료 알갱이가 고추 잎이나 줄기에 직접 닿지 않도록 허리를 숙여 낮게 뿌려야 합니다. 서서 비료를 공중에 흩뿌리면 바람을 타고 비료 가루가 잎사귀 표면과 잎자루 겨드랑이에 내려앉습니다. 이 상태에서 아침 이슬을 맞으면 비료가 국소적으로 녹아 잎 조직을 까맣게 태우는 엽소 피해가 발생합니다.

 

둘째,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이나 비가 세차게 내리는 도중에는 비료를 뿌리지 않습니다. 장대비가 내릴 때 비료를 뿌리면 물길을 타고 비료 성분이 퇴수로로 전부 씻겨 내려가 하수구로 버려지는 꼴이 됩니다. 비가 그친 직후 땅이 촉촉하게 젖어 있거나, 부슬비가 가볍게 내리는 날을 택해 시비해야 비료가 땅속으로 얌전하게 녹아듭니다.

 

셋째, 고랑 바닥의 잡초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시비해야 합니다. 고랑에 바랭이나 쇠비름 같은 잡초가 무성한 상태에서 비료를 뿌리면 고추 뿌리가 먹어야 할 비싼 양분을 잡초가 80% 이상 가로채어 잡초 밭으로 변해버립니다. 헛골 비료를 주기 전날 고랑 잡초를 말끔히 긁어내거나 예초한 뒤 깨끗한 흙 위에 뿌려주어야 합니다.

📋 현장 점검 체크리스트

✅ 1차 웃거름을 준 날로부터 25일에서 30일 안팎의 기간이 경과하였는가

✅ 두둑 비닐 속이 아니라 고추이랑 사이 헛골 바닥에 비료를 살포하고 있는가

✅ 질소와 함께 칼륨 성분이 풍부한 고추 전용 추비 또는 엔케이 비료를 선택했는가

✅ 비료를 뿌린 뒤 괭이나 쇠갈퀴로 바닥 흙을 살짝 긁어 비료를 덮어주었는가

✅ 비료 알갱이가 고추 잎이나 줄기에 튀어 묻어있지 않은지 확인했는가

❓ 자주 묻는 현장 질문

Q. 헛골에 비료를 뿌리고 사람이 밟고 지나다녀도 뿌리가 안 다치나요?

사람이 고랑을 걸어 다니며 밟는 압력은 표면 흙을 살짝 다져줄 뿐, 땅속 3~5cm 아래로 뻗어 있는 잔뿌리를 크게 해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발자국에 의해 흙과 비료 알갱이가 단단히 밀착되어 수분 증발을 막고 비료가 땅속으로 녹아드는 속도를 돕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안심하고 평소처럼 관리 통로로 다니셔도 좋습니다.

 

Q. 비닐 멀칭을 헛골까지 넓게 덮어두었는데 이럴 때는 비료를 어떻게 주나요?

잡초 방제를 위해 고랑 바닥까지 부직포나 제초 매트를 깔아둔 밭이라면 매트 위에 비료를 뿌려서는 안 됩니다. 이때는 부직포 가장자리를 살짝 걷어 올리고 흙바닥에 비료를 넣은 뒤 다시 덮어주거나, 점적관수 시설을 통해 물에 완전히 녹는 수용성 추비 비료를 관주 형태로 밀어 넣어주는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Q. 3차 웃거름과 4차 웃거름도 계속 헛골에 뿌리면 되나요?

장마가 끝나고 7월 중순과 8월에 들어가는 3차, 4차 웃거름 역시 헛골에 흩뿌려주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후기로 갈수록 뿌리는 고랑 전체에 그물망처럼 가득 차오르기 때문입니다. 20~25일 간격으로 헛골 바닥에 소량씩 나누어 비료를 채워주면 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나무의 힘이 빠지지 않고 끝물 고추까지 크고 실하게 수확할 수 있습니다.

🏃 오늘 당장 실천해야 할 작업

첫째, 밭으로 나가 1차 웃거름을 준 날짜를 확인하고 고추 가지에 달린 풋고추의 개수와 꼭대기 잎 색깔을 관찰합니다.

둘째, 고추 두둑 사이 고랑 바닥의 흙을 손가락으로 살짝 파보아 하얀 잔뿌리들이 고랑 쪽으로 뻗어 나와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칼륨 성분이 보강된 복합비료를 준비하여 비닐 속이 아닌 헛골 바닥에 골고루 흩뿌린 뒤 쇠갈퀴로 바닥 흙을 가볍게 긁어 비료를 덮어줍니다.

고추 2차 웃거름은 좁은 두둑의 한계를 넘어 넓은 밭의 대지로 터져 나오는 뿌리의 기세를 북돋아 주는 결정적인 영양 전환점입니다. 비닐 속 좁은 구덩이에 집착하지 않고 헛골의 넓은 흙을 믿으며 양분을 고르게 나누어 주는 손길이 올여름 폭염 속에서도 마디마디 굵고 매끈한 고추를 쉼 없이 쏟아내게 만드는 최고의 결실 비책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한여름 가뭄기에 흔히 발생하는 고추 끝부분의 괴사 문제를 다룹니다. 물을 충분히 주는데도 열매 끝이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는 칼슘 결핍의 진짜 원인과 뿌리 흡수 장애를 해결하는 실전 관리법을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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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목차]: 고추 편 마스터 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