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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뿌리활착4

[고추] 17편: 고추 점적관수 시간, 한 번 줄 때 줘야 하는 적정 수분량 밭에 점적관수 테이프나 호스를 깔아두고 밸브를 열 때마다 시계를 보며 고민에 빠집니다.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10분만 돌려도 겉흙이 촉촉해 보여 얼른 잠그는 농부가 있는가 하면, 충분히 줘야 한다는 생각에 2~3시간씩 물을 틀어놓아 두둑 전체를 질척이는 진흙탕으로 만드는 농부도 있습니다. 겉흙이 살짝 젖었다고 밸브를 금세 잠가버리면 물방울이 지표면 2~3cm만 적실 뿐 정작 물을 빨아들여야 할 땅속 15cm 깊이의 뿌리층에는 단 한 방울의 물도 닿지 않습니다. 반대로 호스를 마냥 열어두면 비닐 속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 뿌리가 질식하고, 비싼 비료 성분이 땅속 깊은 곳으로 씻겨 내려갑니다. 고추가 가뭄과 고온을 이겨내고 열매를 굵게 살찌우는 비결은 점적 단추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땅속에서 만들어내는 원뿔형 .. 2026. 9. 15.
[고추] 13편: 고추 방아다리 밑 잎, 무작정 다 잘라내면 안 되는 까닭 밭에서 첫 번째 Y자 갈림길 아래의 곁순을 떼어내다 보면, 원줄기에 넓적하게 붙어 있는 큼직한 본잎들까지 눈에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곁순을 떼어내어 통풍을 확보하는 김에, 줄기에 매달린 잎들까지 남김없이 훑어내어 매끈한 대나무 막대처럼 만들어버리는 텃밭 재배자가 많습니다. 밑동이 시원하게 드러나니 보기에 깔끔하고 병충해도 덜 탈 것 같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손길입니다. 이처럼 아래쪽 잎을 하루아침에 모조리 뜯어내 버리면 며칠 지나지 않아 모종 전체가 얼어붙은 듯 성장을 멈춥니다. 위쪽 새순이 힘차게 뻗어나가기는커녕 잎끝이 힘없이 처지고, 방아다리 위에 맺혀 있던 꽃봉오리마저 노랗게 말라 떨어집니다. 깨끗하게 정리하려던 의도와 달리, 땅속 뿌리로 내려가는 영양 공급선을 사람이 직접 끊어버려 나무를 굶겨 죽이.. 2026. 9. 13.
[고추] 10편: 고추 심은 직후 물주기, 뿌리 활착을 돕는 적정 관수량 밭에 고추 모종을 알맞은 깊이로 심고 흙을 덮은 뒤, 호스를 들고 서서 얼마나 물을 주어야 할지 손끝이 망설여집니다. 물이 부족하면 모종이 타서 말라버릴까 걱정스럽고,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해 썩어 들어갈까 두려운 마음이 교차합니다.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모종을 심어놓고 잎 위에서 조리개로 물을 살짝 흩뿌리며 겉흙만 적시고 끝내는 모습입니다. 반대로 어떤 밭에서는 모종이 물웅덩이에 둥둥 뜰 정도로 물을 쏟아부어 줄기 밑동에 차가운 진흙 반죽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정식 당일 잎이 파릇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습니다. 겉흙만 살짝 적신 모종은 다음 날 정오의 뙤약볕 아래에서 맥없이 주저앉고, 물웅덩이에 갇힌 모종은 며칠 동안 잎맥이 누렇게 뜨며 성장을 멈춥니다. 고추가 본밭 흙의.. 2026. 9. 11.
[고추] 9편: 고추 모종 흙 높이, 줄기 배꼽을 맞추는 적정 기준 밭에 구덩이를 파고 고추 모종을 쏙 넣은 뒤 주변 흙을 덮을 때, 손이 멈칫하며 고민에 빠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포트에 담겨 있던 흙덩이 위로 밭 흙을 어느 정도 두께로 덮어야 할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비바람에 넘어질까 염려되어 줄기 중간까지 흙을 두툼하게 북돋워 주거나, 반대로 구덩이를 너무 얕게 파서 하얀 상토 덩어리가 밭 표면 위로 툭 튀어나오게 심는 일이 텃밭 현장에서 흔히 일어납니다. 정식 직후에는 두 방식 모두 큰 탈 없이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며칠만 지나면 확연한 격차가 벌어집니다. 흙을 지나치게 덮은 모종은 줄기 밑동이 젖은 흙탕물 속에서 짓무르며 성장을 멈추고, 흙을 덜 덮어 상토가 노출된 모종은 한낮의 볕에 스펀지처럼 수분을 빼앗겨 바짝 말라버립니다. 고추가 본밭 흙 속으로 잔뿌.. 2026.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