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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작물 생육 상태에 따른 웃거름 주는 시기와 올바른 추비 방법

by 텃밭 농부 2026. 6. 20.

텃밭에서 고추나 토마토 같은 작물을 심고 나면 처음에는 밑거름의 힘으로 파릇파릇하게 잘 자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작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 땅속에 있던 기존 양분만으로는 성장을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시기에 적절하게 영양분을 보충해 주는 작업을 '웃거름(추비)'이라고 합니다.

많은 초보 재배자가 무조건 비료를 자주, 많이 주면 작물이 잘 자랄 것이라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하게 비료를 주면 오히려 뿌리가 상해 작물이 시들거나, 잎만 무성해지고 열매는 열리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작물이 보내는 신호를 읽고 상황에 맞춰 정확한 양을 주는 구체적인 추비 요령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웃거름을 주는 알맞은 시기와 기준

모종을 심은 후 언제 첫 가을거름을 주어야 할지 판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날짜를 딱 정해두고 주기보다는 작물의 생육 진행 단계를 관찰하여 결정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보통 첫 번째 웃거름은 아주심기(정식)를 한 날로부터 약 25일에서 30일 정도 지난 시점에 진행합니다. 작물 상태로 보면 고추의 경우 첫 번째 가지가 갈라지는 곳(방아다리)에 첫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맺히기 시작할 때가 적기입니다. 토마토 역시 첫 번째 꽃화방이 열리고 아주 작은 열매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이 좋습니다.

이 시기 전에는 이미 밭을 만들 때 넣어둔 밑거름의 양분으로도 충분히 자랄 수 있습니다. 뿌리가 아직 제대로 뻗지 못한 아주 어린 시기에 비료를 주면 양분을 흡수하지 못할뿐더러 흙 속의 비료 농도가 높아져 오히려 뿌리의 수분을 빼앗아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작물 잎과 줄기 상태로 양분 과부족 진단하기

비료를 주기 전에 현재 내 텃밭 작물의 영양 상태가 어떤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작물은 몸집과 잎의 형태를 통해 양분이 부족한지, 혹은 너무 과한지 신호를 보냅니다.

1. 질소질 양분이 부족할 때의 신호

전체적으로 자람새가 더디면서 아래쪽 잎부터 점차 연한 녹색이나 노란색으로 변해갑니다. 줄기가 굵어지지 않고 가늘게 위로만 자라며, 새로 나오는 잎의 크기가 눈에 띄게 작아집니다. 이럴 때는 질소 성분이 포함된 웃거름을 쳐서 생육을 촉진해야 합니다.

2. 비료 성분이 과다할 때의 신호

반대로 비료가 너무 많으면 잎이 비정상적으로 짙은 검녹색을 띠며, 잎귀퉁이가 아래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이 생깁니다. 줄기만 지나치게 두꺼워지고 마디 간격이 넓어지는데, 정작 꽃은 피지 않거나 피더라도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냥 떨어져 버립니다. 특히 토마토의 경우 생장점 부근의 새잎이 유난히 꼬이고 말린다면 양분 과다 혹은 토양 속 수분 불균형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흙에 주는 고체 비료의 올바른 위치와 방법

일반적으로 텃밭에서 가장 많이 쓰는 복합비료나 요소, 칼리 비료 같은 고체형 비료를 줄 때는 주는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 번째 웃거름을 줄 때는 작물의 포기 바로 밑에 주면 안 됩니다. 비료가 직접 뿌리에 닿으면 가스가 발생하거나 높은 농도로 인해 뿌리가 타들어 가는 '비료 피해'를 입기 쉽습니다. 따라서 포기에서 약 20cm 정도 이상 떨어진 곳에 모종삽으로 5~10cm 깊이의 구멍을 파고 비료를 한 숟가락(약 10~15g) 정도 넣은 뒤 흙으로 다시 잘 덮어주어야 합니다.

작물이 더 자라 2회, 3회 차 웃거름을 줄 때는 뿌리가 그만큼 밖으로 넓게 뻗어 나간 상태입니다. 이때는 작물 사이의 중간 지점이나 이랑의 옆구리(측면) 쪽에 구멍을 파고 비료를 주어야 넓게 퍼진 뿌리가 양분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흙으로 덮어두지 않고 표면에 그냥 뿌려두면 질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려 효율이 떨어집니다.

작물의 성장 단계에 따라 포기 근처에서 점차 먼 곳으로 웃거름 매설 위치를 넓혀주는 방법
작물 생육 단계별 웃거름 주는 위치와 깊이

빠르고 정밀한 관리를 위한 액체 비료 활용법

지주대나 멀칭 비닐이 꼼꼼하게 설치되어 있어 매번 땅을 파고 비료를 묻기 어려운 여건이거나, 작물의 세력이 급격히 떨어져 빠른 회복이 필요할 때는 물에 타서 주는 액체 비료(관주)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4종 복합비료나 물푸레 같은 액상 비료, 혹은 직접 만든 천연 액비를 활용할 때는 희석 배수를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보통 500배에서 1,000배 정도로 흐리게 타서 물주기를 할 때 함께 공급합니다.

특히 타이머를 이용한 점적 관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조건이라면, 관수 통에 액체 비료를 혼합하여 공급하면 손쉽게 전체 텃밭에 고르게 양분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액비 유입 후에는 반드시 맹물을 몇 분간 더 흘려보내 주어야 호스 내부나 점적 핀 구멍에 비료 찌꺼기가 엉겨 붙어 막히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기상 조건과 여름철 고온기 주의사항

추비를 주기 전에는 반드시 날씨와 토양의 건조 상태를 체크해야 합니다. 가뭄이 심해 땅이 바짝 말라 있을 때 고체 비료를 주면 흙 속의 비료 농도가 너무 높아져 작물이 급격하게 시들 수 있습니다. 비료를 주기 전날 물을 충분히 주거나, 비가 오기 직전 혹은 비가 그친 직후 땅이 촉촉하게 젖어있을 때 비료를 묻어주는 것이 흡수를 돕는 요령입니다.

특히 한여름 고온기에는 한낮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비료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내부 온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비료가 분해되면 가스가 다량 발생하여 잎이 타들어 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되도록 해가 진 후 저녁 시간이나 이른 아침 시간에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장마철처럼 비가 연속적으로 내릴 때는 땅속의 양분이 빗물에 쉽게 씻겨 내려갑니다. 비가 오기 직전에 무리하게 많은 양을 주기보다는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거나 끝난 직후에 작물의 세력을 살펴 가며 평소보다 조금 적은 양을 나누어 주는 것이 유실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미량요소 결핍과 칼슘제 보충의 필요성

질소, 인산, 가리 중심의 일반 복합비료만 계속 주다 보면 특정 미량요소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곤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토마토의 '배꼽썩음병'이나 고추의 '끝마름 증상'입니다. 이는 열매의 끝부분이 검게 변하며 썩어들어가는 현상으로, 흔히 병해충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칼슘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생리장해입니다.

토양 속에 칼슘 성분이 부족하거나, 반대로 질소나 가리 성분을 너무 많이 주어 칼슘 흡수를 방해할 때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여름철 일교차가 심하거나 가뭄으로 땅이 마르면 뿌리가 칼슘을 흡수하지 못해 발생 빈도가 높아집니다.

이러한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땅에 비료를 주는 것보다 칼슘 비료를 물에 타서 잎 뒷면까지 골고루 뿌려주는 '엽면시비'를 해주는 것이 대처에 빠릅니다. 약 3~4일 간격으로 2~3회 정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잎에 분무해 주면 세포벽이 단단해지면서 열매가 무르는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작물이 자라는 속도를 살피고 알맞은 시기에 적당한 양의 웃거름을 챙겨주는 일은 건강한 수확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됩니다. 땅의 상태와 잎의 색을 자주 들여다보는 세심함만 있다면 큰 실패 없이 풍성한 열매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영양 공급과 기본적인 생육 관리가 안정 궤도에 오르면, 그다음 단계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장마철 전후로 찾아오는 각종 불청객을 막아내는 일입니다. 다음에는 고추와 토마토에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여름철 병해충 종류와 화학 약제를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예찰 요령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