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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장마 이후 고추 토마토 웃거름 주는 시기와 질소 가리 배합 비율

by 텃밭 농부 2026. 6. 22.

긴 장마가 끝나고 나면 텃밭의 고추와 토마토는 겉보기보다 훨씬 지친 상태가 됩니다. 며칠 동안 쏟아진 폭우에 흙 속의 영양분이 다 쓸려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뜨면 식물들이 갑자기 자라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때 제대로 영양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얼마 못 가 아랫잎이 노랗게 변하거나 열매가 제대로 영어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특히 중부내륙 지역처럼 장마 이후 곧바로 극심한 폭염과 고온기가 찾아오는 환경에서는 타이밍을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마무리지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열매를 수확할 때까지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장마 직후 추비 시기와 꼭 맞춰야 할 영양소 비율에 대해 현실적인 관리 팁을 정리해 드립니다.

장마 직후 웃거름은 언제 주는 것이 좋을까

장마가 끝나자마자 마음이 급해서 바로 비료를 뿌려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비가 그친 직후에는 토양이 물을 너무 많이 머금고 있어서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뿌리 기능이 극도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고농도의 비료가 들어가면 오히려 뿌리가 상하는 '비료 해' 입기 쉽습니다.

가장 좋은 시기는 장마가 끝나고 해가 나기 시작한 후 2~3일 정도 지나서 겉흙이 살짝 마른 느낌이 들 때입니다. 토양 속 과습한 기운이 어느 정도 빠져나가고 뿌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신호를 보낼 때 비료를 주어야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저처럼 타이머를 이용한 점적 관수 시설을 갖추고 있거나 나무 플랜트 박스처럼 배수가 빠른 화분에서 재배하는 경우라면 토양 건조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해가 뜬 다음 날 오후쯤 옅은 액체 비료 형태로 관수 시스템을 통해 공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면 일반 노지 텃밭이라면 흙의 상태를 반드시 손으로 만져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장마가 끝난 후 텃밭에서 고추와 토마토의 영양 상태를 점검하며 흙 위에 질소와 가리 복합 비료를 적절한 비율로 챙겨주는 모습

고추와 토마토에 필요한 질소와 가리 배합 비율

장마 전에는 식물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질소 중심의 성장이 필요했다면, 장마 이후부터 수확기까지는 열매의 품질을 높이고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가리(칼륨) 성분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집니다.

일반적으로 장마 이후 3차, 4차 웃거름을 줄 때는 질소와 가리의 비율을 1대 1 또는 질소 1 대 가리 1.2 정도로 가리 성분을 살짝 높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 질소(N)의 역할: 장마철 동안 멈췄던 잎과 줄기의 성장을 다시 유도하고 세포를 회복시키는 데 쓰입니다. 다만 이 시기에 질소가 너무 과하면 줄기만 무성해지고 열매가 무르는 원인이 됩니다.
  • 가리(K)의 역할: 열매의 비대(크기가 커짐)를 돕고 당도를 올리며, 고온기 가뭄이나 뜨거운 햇볕에 식물이 견딜 수 있는 면역력을 길러줍니다.

복합비료를 선택할 때 성분표를 확인하시고 질소와 칼륨 성분이 균형 있게 배정된 제품을 고르거나, 각각의 단용 비료(요소와 염화가리 등)를 섞어 쓸 때는 가리의 비중을 평소보다 조금 더 늘려서 배합해 줍니다.

고추와 토마토의 상황별 추비 방법 차이

두 작물 모두 장마 이후 영양이 굶주려 있다는 점은 같지만, 열매를 맺고 키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비료를 주는 위치와 형태에 약간의 차이를 두어야 효과적입니다.

1. 고추의 경우

고추는 끊임없이 꽃이 피고 지며 위로 자라나는 무한신장형 작물입니다. 장마 이후에는 이미 아래쪽 고추들은 붉게 익어가고 있고, 위쪽에는 새로운 꽃과 어린 고추들이 매달려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는 뿌리가 멀리 뻗어 나가 있기 때문에 포기 바로 밑에 비료를 주면 뿌리가 상합니다. 포기와 포기 사이 헛골이나 멀칭 비닐에 구멍을 뚫고 비료를 넣어준 뒤 흙을 덮어주는 것이 정석입니다. 흙이 너무 메말라 있다면 비료를 준 후 물을 충분히 대주어야 비료가 녹아 들어갑니다.

2. 토마토의 경우

토마토는 보통 4단이나 5단 화방까지 열매를 맺힌 뒤 적심(생장점을 자름)을 하여 이미 달린 열매를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마 이후에는 아랫단 열매들이 커지면서 급격하게 칼슘과 가리 요구량이 늘어납니다.

토마토는 뿌리의 흡수력은 좋으나 갑작스러운 수분과 영양 변화로 열매가 터지는 '열과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고형 비료를 덩어리째 주는 것보다, 일주일 간격으로 물에 타서 주는 액비(물비료) 형태로 약하게 여러 번 나누어 공급하는 것이 열과를 방지하고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초보자가 장마 후 웃거름 줄 때 자주 하는 실수와 주의사항

장마가 끝나면 날이 급격하게 뜨거워집니다. 이 고온기라는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영양을 주려다 오히려 작물을 죽이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 한낮에 비료 주기 금지: 기온이 30도가 넘어가는 한낮에는 식물도 증산작용을 멈추고 휴식을 취합니다. 이때 비료를 주면 흡수도 안 될뿐더러 가스 장애가 발생해 잎이 타들어 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질 무렵 서늘할 때 작업해야 합니다.
  • 칼슘 부족 현상 점검: 장마 후 고온기가 오면 토양 속에 칼슘이 있어도 식물이 물을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져 칼슘 결핍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고추 끝이 검게 무르거나 토마토 밑동이 썩는 배꼽썩음병이 보인다면, 이때는 흙에 주는 웃거름과 별개로 칼슘제를 물에 타서 잎에 직접 뿌려주는 엽면시비를 2~3회 병행해야 합니다.
  • 추비 후 멀칭 관리: 비료 성분은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버리는 양이 많습니다. 비닐 구멍에 비료를 넣었다면 주변 흙으로 반드시 꼼꼼하게 덮어주어야 영양실실을 막고 효과를 온전히 볼 수 있습니다.

장마 이후의 웃거름은 단순히 양을 많이 주는 것보다 식물의 뿌리 상태를 살피며 서서히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흙이 머금은 수분 상태를 확인하고 질소와 가리의 비율을 맞추어 서늘한 시간에 챙겨준다면 수확기까지 꽉 찬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정적인 후반기 수확을 위해 다음 단계로 준비해야 할 필수 작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뜨거운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고추 탄저병과 토마토 흰가루병을 막기 위한 장마 직후 친환경 방제 타이밍과 약제 희석 기준에 대해 상세히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가을까지 꾸준한 수확을 이어가기 위해 미리 체크해 두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