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5 [고추] 26편: 고추 붕소 결핍 신호, 잎이 오그라들고 두꺼워지는 이유 밭에서 자라는 고추의 윗부분을 살피다가 잎 모양이 기괴하게 변해 굳어버린 모습을 보게 됩니다. 싱싱하게 넓게 펴져야 할 새순과 어린잎들이 안쪽으로 숟가락처럼 오그라들고, 손으로 만져보면 가죽처럼 두껍고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초보 텃밭 재배자는 이 증상을 마주하면 바이러스에 걸렸거나 진딧물 같은 해충이 즙을 빨아먹었다고 생각하여 살충제 농약병부터 집어 들곤 합니다. 살충제를 아무리 뿌려도 새순은 풀리지 않고 생장점 끝이 검게 굳어 멈추어 버립니다. 이 현상은 벌레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식물체 내에서 세포벽 형성과 당분 이동을 지휘하는 미량원소인 붕소가 부족해 잎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비후해진 붕소 결핍증입니다. 극미량만 필요한 원소이지만 흙속에 붕소가 고갈되거나 가뭄과 석회 과다로 흡수길이 막히면 식물체.. 2026. 9. 22. [고추] 25편: 고추 잎 끝 타 들어감, 비료 과다 집적 시 나타나는 증상 고추를 더 굵고 빠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복합비료를 듬뿍 얹어주고 며칠 뒤 밭을 찾았다가 굳어버린 잎들을 보게 됩니다. 싱싱하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어야 할 잎들의 뾰족한 끝부분이 마치 라이터 불로 지진 것처럼 갈색으로 바짝 타들어가 있습니다. 초보 텃밭 재배자는 이 광경을 보고 잎마름병이나 탄저병이 찾아왔다고 오해하여 살균제 농약을 뿌리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곤 합니다. 살균제를 아무리 들이부어도 타들어 가는 증상은 멈추지 않고, 잎 가장자리를 따라 둥글게 갈색 테두리를 그리며 안쪽 잎맥까지 번져나갑니다. 이 증상은 병원균이 침투한 것이 아니라, 욕심껏 뿌려준 비료 성분이 흙속에 지나치게 쌓여 삼투압으로 뿌리의 수액을 빨아내고 잎끝에 독한 염류를 밀어 올린 비료 과다 집적 장해입니다. 🌿 잎끝이 .. 2026. 9. 21. [고추] 24편: 고추 칼슘제 엽면시포, 흡수율이 높아지는 시간대 고추 끝이 거뭇하게 함몰되는 배꼽썩음과를 발견하고 놀란 마음에 칼슘 영양제를 사 들고 밭으로 급히 뛰어갑니다. 한낮에 햇빛이 쨍쨍 내리쬘 때 약을 쳐야 잎이 영양분을 쏙쏙 잘 빨아먹을 것이라 믿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정오의 뙤약볕 아래에서 분무기를 힘차게 돌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작 정성껏 칼슘제를 흠뻑 뿌려주고 난 다음 날 밭에 나가보면 상태는 더 나빠져 있습니다. 열매 끝 썩음이 멈추기는커녕 멀쩡하던 잎 가장자리까지 하얗게 말라붙고, 잎 표면에 소금기 같은 흰 얼룩이 굳어 잎이 거칠어집니다. 비싼 칼슘 영양제를 쓰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까닭은 약제의 품질 문제가 아니라 식물의 기공이 열리는 생체 시계를 거스르고 잎 표면의 증발 속도를 무시한 채 엉뚱한 시간에 살포했기 때문입니다. 🍃 잎 표면의.. 2026. 9. 20. [고추] 23편: 고추 끝 썩음 증상, 물이 부족해도 칼슘 결핍이 오는 이유 가지마다 푸르게 살이 차오르던 고추를 수확하려다 열매 끝부분을 보고 손을 멈추게 됩니다. 매끈하게 곧게 뻗어야 할 고추의 뾰족한 밑바닥이 마치 뜨거운 다리미에 덴 것처럼 거뭇하게 함몰되어 가죽처럼 말라붙어 있습니다. 초보 텃밭 재배자는 이 모습을 보자마자 탄저병이 찾아왔다고 지레짐작하여 살균제 농약병부터 집어 들곤 합니다. 농약을 아무리 뿌려도 새로 달리는 열매 끝은 여전히 까맣게 썩어 들어가며 밭바닥에 내버려지는 고추만 늘어납니다. 이 현상은 곰팡이 병이 아니라 식물체 내에 칼슘이 도달하지 못해 발생하는 생리장해인 배꼽썩음과입니다. 밭을 갈 때 석회나 칼슘 비료를 넉넉하게 뿌렸는데도 이 문제가 생겨난다면, 흙속에 칼슘이 없어서가 아니라 토양 속 수분이 메말라 뿌리가 칼슘을 한 방울도 끌어올리지 못했기 .. 2026. 9. 19. [고추] 22편: 고추 2차 웃거름 간격, 헛골에 비료를 뿌리는 목적 1차 웃거름을 주고 한 달쯤 지나면 밭에 서 있는 고추들이 어른 허리 높이까지 훌쩍 자라납니다. 가지마다 손가락만 한 풋고추들이 빽빽하게 매달리고 위쪽 갈림길에서는 새로운 꽃들이 쉼 없이 피어납니다. 이때 다시 비료 포대를 들고 밭으로 나서지만, 1차 때처럼 비닐 멀칭을 뚫고 포기 사이에 구멍을 파야 할지 아니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고랑 바닥에 흩뿌려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사람 발길에 흙이 밟히는 헛골에 비료를 뿌리면 비료가 낭비되거나 작물에 닿지 않을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1차 웃거름 때처럼 비닐 속 좁은 틈새에 비료를 억지로 찔러 넣는 농부들이 많습니다. 이 시기에 두둑 속으로 비료를 계속 밀어 넣으면 땅속에 빽빽하게 들어찬 뿌리를 모조리 태워버리고, 정작 사방으로 길게 뻗어나간 왕성.. 2026. 9. 18. [고추] 21편: 고추 추비 주는 위치, 포기 바로 밑에 주면 안 되는 이유 밭에 자라는 고추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 비료를 챙겨 들고 두둑으로 향합니다. 잘 자라라는 고마운 마음에 고추 줄기가 흙과 맞닿은 밑동 바로 옆에 구멍을 뚫고 하얀 복합비료를 소복하게 부어주는 손길을 텃밭에서 자주 봅니다. 줄기 바로 밑에 비료를 주어야 뿌리가 밥을 얼른 받아먹고 쑥쑥 클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정작 비료를 얹어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멀쩡하던 잎들이 물에 젖은 듯 축 늘어지고, 줄기 끝 새순이 검게 타들어가며 잎맥 사이가 누렇게 뜨기 시작합니다. 거름을 가까이 줄수록 식물이 건강해질 것이라는 착각이 어린 잔뿌리를 소금에 절이듯 태워버린 탓입니다. 고추가 웃거름의 영양분을 온전히 빨아들여 마디마다 굵은 열매를 매달게 하려면 뿌리가 흙속에서 뻗어나간 반경을 읽고 줄기에서 일정 .. 2026. 9. 17. 이전 1 2 3 4 5 6 7 8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