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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기술

토마토 배꼽썩음병 원인과 친환경 칼슘제 만드는 방법

by 텃밭 농부 2026. 6. 17.

토마토를 키우다 보면 유독 첫 화방이나 두 번째 화방에서 열리는 열매 밑부분이 까맣게 변하면서 주저앉는 현상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벌레가 먹었거나 탄저병 같은 무서운 전염병이 번진 줄 알고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주변에 물어보면 십중팔구 칼슘이 부족해서 생기는 '배꼽썩음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매년 밭을 만들 때 석회(칼슘)를 충분히 넣었는데도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칼슘을 분명히 줬는데도 열매가 까맣게 변하는 진짜 원인과, 집에서 쉽게 만들어 바로 줄 수 있는 친환경 칼슘제 제조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토마토 배꼽썩음병이 생기는 진짜 원인

배꼽썩음병은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해 전염되는 일반적인 병해와 다릅니다. 토마토 식물체 내에 칼슘 성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대표적인 영양 결핍 증상입니다. 하지만 토양 자체에 칼슘이 없어서 생기기보다는, 식물이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환경적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1. 들쑥날쑥한 토양 수분과 물 주기 실패

칼슘은 식물 몸속에서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오직 뿌리가 물을 흡수할 때 물과 함께 결합하여 위로 이동합니다. 즉, 물이 움직여야 칼슘도 움직입니다.

  • 가뭄 시기: 토양이 바짝 마르면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칼슘 흡수가 완전히 중단됩니다.
  • 과습 시기: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물을 과하게 주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상하면,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 자체가 떨어집니다. 특히 타이머를 이용한 자동 관수 시설을 쓰더라도 날씨 변화에 맞춰 물 공급량을 세심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한낮 고온기에 일시적으로 수분이 부족해져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2. 고온 건조한 날씨와 과도한 증산작용

초여름 낮 기온이 갑자기 30도 이상으로 치솟고 건조해지면, 토마토 잎은 수분을 밖으로 내뿜는 증산작용을 아주 활발하게 합니다. 이때 뿌리에서 올라온 물과 칼슘은 증산작용이 강하게 일어나는 '넓은 잎' 쪽으로 대부분 끌려가 버립니다. 상대적으로 증산작용이 약하고 세포 분열이 급격히 일어나는 '어린 열매의 끝부분(배꼽)'까지는 칼슘이 도달하지 못하는 배달 사고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3. 질소와 칼리 성분의 과다 투입

열매를 크게 키우겠다고 질소질 비료나 칼리(가리) 비료를 한 번에 많이 주면, 토양 속에서 이 성분들이 칼슘과 서로 밀어내는 길항작용을 일으킵니다. 식물이 칼슘 대신 질소나 칼리를 더 많이 흡수하게 되면서 칼슘 결핍이 심해집니다.

토마토 뿌리에서 흡수된 수분이 잎으로만 이동하고 열매 끝까지 칼슘이 전달되지 못해 배꼽썩음병이 발생하는 과정
물의 이동에 따른 칼슘 흡수 저하와 열매 끝 배꼽썩음병 발생 원리

집에서 만드는 친환경 계란껍질 칼슘제 (현미식초 활용)

시중에서 파는 칼슘제를 사서 써도 되지만, 가정이나 소규모 텃밭에서는 버려지는 계란껍질과 식초를 이용해 아주 훌륭한 친환경 '초산칼슘'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계란껍질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은 물에 녹지 않지만, 산도가 높은 식초와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식물이 즉시 흡수할 수 있는 수용성 칼슘으로 변합니다.

준비물

  • 잘 말린 계란껍질 100g
  • 천연 현미식초 또는 일반 양조식초 1L (약 1:10 비율)
  • 유리병 또는 플라스틱 통 (반응 시 기포가 오르므로 입구가 넓고 큰 것이 좋습니다)

만드는 순서

  1. 계란껍질 세척 및 속껍질 제거: 계란 내부의 흰색 얇은 막(속껍질)은 단백질 성분이라 그대로 두면 썩어서 악취가 납니다. 물에 살짝 불려 손으로 깨끗이 벗겨냅니다.
  2. 건조 및 분쇄: 세척한 껍질을 햇볕에 바짝 말린 뒤, 절구나 믹서기로 잘게 부숩니다. 입자가 고울수록 식초와의 반응 속도가 빨라집니다.
  3. 식초 부어주기: 준비한 용기에 계란껍질을 넣고 식초를 천천히 붓습니다. 붓자마자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용기 전체 용량의 60~70% 정도만 채워야 넘치지 않습니다.
  4. 숙성하기: 뚜껑을 꽉 닫으면 가스 때문에 위험할 수 있으니 한지나 천으로 입구를 가리고 고무줄로 묶어둡니다. 보통 7일에서 10일 정도 지나면 더 이상 거품이 나지 않고 계란껍질이 바닥에 가라앉습니다.
  5. 여과하기: 찌꺼기를 고운 체나 커피 여과지에 걸러내고 맑은 액체만 따로 모아 보관합니다.

초산칼슘제 올바른 사용 방법과 상황별 주의사항

아무리 좋은 칼슘제라도 잘못된 방법으로 주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식물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엽면시비(잎에 뿌려주기)가 효과적인 이유

앞서 말했듯이 배꼽썩음병은 뿌리에서 열매까지 가는 길이 막혀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흙에 칼슘을 주는 것보다, 열매와 그 주변 잎에 칼슘제를 직접 분무기로 뿌려주는 엽면시비가 훨씬 빠르게 결핍을 해결해 줍니다.

  • 희석 비율: 만들어둔 초산칼슘 원액은 농도가 매우 짙으므로 반드시 물에 500배에서 1,000배 정도 맑게 희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물 20L 한 말 기준 원액 20~40ml 정도)
  • 살포 시기: 햇빛이 강한 한낮에 뿌리면 수분이 금방 증발해 잎이 타들어 가는 가스 장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해가 지기 직전 오후 늦은 시간이나 이른 아침에 뿌려주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 주기: 증상이 보이거나 고온 건조한 시기에는 4~5일 간격으로 2~3회 집중적으로 열매 주변에 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와 예외 상황

많은 분들이 이미 새카맣게 변해버린 토마토 열매에 칼슘제를 열심히 뿌리곤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세포가 파괴되어 썩은 열매는 칼슘을 준다고 해서 다시 깨끗해지지 않습니다. 아깝더라도 배꼽썩음병이 발생한 열매는 보는 즉시 따버려야 다른 정상적인 열매로 영양분이 집중됩니다.

또한, 하우스나 멀칭(비닐 씌우기) 재배를 할 때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환기를 철저히 해주어 식물의 호흡을 도와야 칼슘 결핍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요약 및 관리 팁

토마토 배꼽썩음병은 밭에 영양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주로 여름철 높은 기온과 불안정한 수분 관리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 질환에 가깝습니다. 토양 수분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도록 장마 전후나 가뭄 시기에 물 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만약 초기 화방에서 증상이 관찰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집에서 만든 계란껍질 초산칼슘제를 500배 이상 희석하여 해 질 무렵 잎과 열매에 골고루 뿌려주는 방식으로 대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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